제 12 송
煩惱謂貪瞋 痴慢疑惡見
번뇌위탐진 치만의악견
隨煩惱謂忿 恨覆惱嫉慳
수번뇌위분 한부뇌질간
번뇌에는
탐(貪)·진(瞋)·치(痴)·만(慢)·의(疑)·악견(惡見)이 있고,
수번뇌(隨煩惱)에는 분(忿)·한(恨)·부(覆)·뇌(惱) ·질(嫉)·간(慳)이 있으며.
근본번뇌로서 6가지를 열거하고,
근본번뇌를 의지해서 일어나는 지말번뇌(支末煩惱)를 수번뇌(隨煩惱)라고도
하는데, 이 수번뇌에 20가지가 있다.
이 송에서 그 중 6가지를 열거하고, 다음 제13송에서 계속하고 있다.
제6식의 번뇌는 제8 아뢰야식과 제7 말나식에 의지하여 일어나고,
제6식의 번뇌는 제6식에 의지해 일어나는데,
경계를 요별 할 때 자기중심적으로 요별하고,
자기와 이해(利害)관계를 일으켜 집착할 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각과 괴로움이다.
이렇게 일어나는 번뇌를
탐(貪)·진(瞋)·치(痴)·만(慢)·의(疑)·악견(惡見) 6종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탐(貪) : 재물(財物), 이성(異性), 명예(名譽), 음식(飮食) 등을 접할 때 애착심(愛着心)을 일으켜
그를 자기 소유로 만들고자 배타적인 욕심이나 과분(過分)한 욕심을 일으키는 마음이다.
제행이 무상하고
제법이 무아하며
일체가 연기하는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도 못했을 때,
자기중심적인 제7 말나식이 치성하게 작용하여 일어나는 심적 작용이니,
수행을 통하여 자기중심적인 마음을
이타적(利他的)인 마음으로 전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타적인 마음으로 전환되면 탐욕이 소멸되고,
탐욕이 소멸되면 세속적 욕심에서 벗어나게 됨으로
생노병사의 고통에서 해탈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관문을 통과하게 된다.
진(瞋) :
진노(瞋怒)라고도 하는데 성내는 마음, 화내는 마음이다.
탐욕이 만족되지 못할 때 그 불만에서 일어나는 마음이다.
설사 탐욕은 아니더라도 바라는 마음,
의지하는 마음이 있으면 기대하는 마음이 있고,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분노이다.
부모에게 의지하고 기대했던 일이 실망으로 끝날 때 일으킬 수 있는 분노,
애인이나 배우자에게 의지하고 기대했던 일이 실망스러울 때
마음에 일어나는 갈등과 화이다.
뿐만 아니라 학업 성취의 기대가 어긋날 때나,
친구, 동업자, 등등에서도 기대가 상실될 때 일어나는
심적 충격, 갈등, 고민 등이 분노나 화냄을 수반하게 된다.
사춘기 때는 이상한 불만도 있다.
자기 부모가 자기 코를 예쁘게 만들어 주지 않았다고,
눈 쌍가풀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고, 눈을 너무 적게 만들어 예쁘지 않다고,
키를 너무 작게 만들어 열등감이 들게 했다고,
부모가 왜 돈을 많이 벌지 못하나 등등으로
부모를 원망하고 불만스럽게 생각하여 항의하고 부모에게 자주 화를 낼뿐만
아니라 불만이 목 끝까지 가득 차 답답해서 집에 들어오기 싫어
집을 나가고 싶어 하는 심정 등이다.
성질이 급한 사람이 불만이 있을 때 화를 심하게
그리고 자주 일으켜 난폭해지기 쉽고,
폭행 살인 등의 재앙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마음으로 변할 수 있다.
총 등으로 동료를 살상하는 사건이나 강도사건 등은
원망이나 불만 등의 화를 그렇게 발산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설사 난폭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화를 자주 일으켜
주변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하게 하고, 견디기 힘들게 하며,
상대를 포용하여 편안하게 하여 주는 마음이 아니라
상대를 불안하게 하고 두렵고 위압감을 느끼게 하여
결국 떠나게 만드는 무서운 마음이 될 수 있다.
부부사이에 화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얽힐 때
풀기 어려운 실타래와 같이 될 수 있으며, 그 극이 이혼이라는 비극이 될 수 있다.
화는 이론으로 다스릴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상대방과 ‘내가 옳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따져서 될 수 있는 성질도 아니다.
무조건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심하고 하루 500배 이상 절을 해야 한다.
절을 하기 어려우면 건강이 허락하는 어떤 운동이든 매일 1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하면 화를 다스리고 사실(事實)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반야심경 사경과 절은 화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가장 우수한 방편이다.
치(癡) :
어리석은 마음인데 밝지 못한 마음이라 하여 무명(無明)이라 하기도 한다.
탐욕을 부리고 화를 내는 것은
일체가 서로 평등하게 연(緣)하여 일어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이치에 어두워 일으키기는 마음임으로 어리석다고 한다.
이와 같이 어리석은 행위는 자기를 점점 더 깊은 파국으로 몰고 가는 마군이다.
어두움을 밝히는 명약은 제행이 무상하고 제법이 무아이며
일체법은 연(緣)하여 일어나기도 하고 사라지며,
분명한 인과법(因果法)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수행을 하는 것이다.
이 수행법은 일요일 예불에 참여하고, 토요일 참선 수련을 하며,
천수경, 반야심경, 금강경, 법성게, 유식 등 강의에 참여하여
무명에 대한 불교의 근본 사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불사(佛事)에 동참하며, 위에서 설명한 ‘화’ 수행법 등을 실행하는 것이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밝히는 명약들이다.
만(慢) :
만에는 오만(傲慢), 자만(自慢), 교만(驕慢) 등이 있다.
오만은 다른 사람을 경시(輕視)하고 자기를 과시(誇示)하는 마음이고,
자만은 자기가 항상 남보다 더 잘났다고 높은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여기는 마음이다.
그리고 교만(驕慢)은 무례(無禮)하고 버릇없이
남 앞에서 자기가 잘난 척하는 행위 등이다.
요즈음은 평등사상이 만연하고 있는 시대이니
아랫사람이라고 하대(下待)하는 것도 자만심에서 나오는 말이니
나이 드신 분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아랫사람이 나이 드신 분에게 ‘저 사람이 왜 나에게 반말 하는가.’ 라고 표현은
하지 않더라도 기분 나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는 더 이상 위아래 위계질서의 기준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부모도 오히려 자녀들의 비위를 맞춰야하는 새로운 평등시대인데
남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이러한 자만심(自慢心)에서 일으키는 행위는 상대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하니
일체가 서로 평등하게 연(緣)하여 일어나고 사라지는 이치에 어두워 일어나는 마음이고,
분위기를 거칠고 사납게 만드는 언행(言行)이 나오게 하는 마음이니
자숙(自肅)함이 바람직하다.
자만심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하심이 명약이고
하심을 하기 위해서는 반야심경 사경과 절을 많이 하는 수행을 해야 한다.
왜 반야심경인가 하면 이 경에서 공(空)과 유(有)의 도리를 설명하고
유(有)에 집착할 이유가 없음을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疑) :
의심(疑心)을 일으키는 마음이다.
불법승 삼보에 대한 의심과 인과응보에 대한 의심이 계속되고 있는 한,
확고부동한 마음으로 불문(佛門)에 들어오기 어렵다.
책을 많이 읽고 경전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도
의심이 풀리지 않을 수도 있으나,
어떤 계기가 되어 믿음을 일으킬 때 의심이 사라지기도 한다.
믿음과 의심은 상반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믿으면 의심이 사라지고, 의심이 있는 한 믿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의심은 자신에 대한 의심일 수도 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고 의심하는 마음이다.
내가 과연 만 배를 할 수 있을까?
오계를 받으면 내가 5계를 지킬 수 있을까?
이러한 의심들을 풀기 위해 많은 독서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독서에서 의심이 풀리지 않는 사람은
염불을 하고, 반야심경 사경을 하며, 하루에 500배 절을 매일 하면
일체 의심이 풀리고 자기의 갈 길이 바로 보일 수 있다.
의심은 남을 해하지는 않지만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여 자기의 존재 가치를 깨닫지 못하게 하고
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다.
악견(惡見) :
잘못된 견해(見解)이다.
진리를 바로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오온(五蘊), 연기(緣起), 무상(無常), 무아(無我) 인과(因果), 중도(中道) 등의
진리를 바르게 알지 못하고 잘못 알고 일으키는 견해들이다.
통틀어 말하면 불교를 바로 알지 못하면서 ‘이것이 불교다.’ 라고
주장하는 잘못된 견해이다.
악견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위의 ‘치(癡)’에서 설명한 수행법이나
오별경 수행법 중 승해(勝解) 등이 있지만
일단 바른 신심(信心)과 그 신심(身心)을 세울 수 있는 분위기에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번뇌(隨煩惱)는
위 여섯 가지 근본번뇌에서 유발(誘發)되는 20종의 지말번뇌(支末煩惱)이다.
이 20종 중 첫 여섯 가지는 분(忿)·한(恨)·부(覆)·뇌(惱) ·질(嫉)·간(慳)이다.
수번뇌란? 위키백과 해설
수번뇌(隨煩惱, 산스크리트어: upakleśā)는 수혹(隨惑)이라고도 하는데 세 가지 뜻이 있다.
첫 번째는 근본번뇌(根本煩惱, 산스크리트어: mūla-kleśa)를 따라 일어난 2차적인 번뇌라는 뜻으로,
이 경우의 수번뇌를 근본번뇌와 구분하여 지말번뇌(枝末煩惱) 또는 지말혹(枝末惑)이라고도 한다.
두 번째는 마음[心, 산스크리트어: citta]을 따라 일어나서 유정을 괴롭고 혼란스럽게[惱亂] 하는 마음작용, 즉 근본번뇌라는 뜻이다.
세 번째는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의미를 통칭하는 것으로, 이 경우의 수번뇌는 곧 일체(一切)의 번뇌
즉 모든 번뇌를 말하며, 이 경우 수번뇌는 번뇌의 여러 다른 이름 가운데 하나이다.[1][2][3][4][5]
분(忿)은 분한 마음이고
한(恨)은 한탄하는 마음이니 원망하는 마음이다.
이 분한 마음과 한탄하는 마음은
근본번뇌인 탐진치에서 나오는 마음이니 위 탐진치를 참고하기 바란다.
부(覆)는
덮어씌우는 마음, 은폐시키는 마음이다.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자기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씌우는 마음,
자기 자신이 한 일에 대해 그렇게 된 이유를 들어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는 마음이다.
이 부(覆)는 위 11선(善) 중에서 설명한 참괴(慙愧)에 반대되는 마음이니,
자기 변화와 개선(改善)을 방해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발전에 장애물이며
자신의 바르지 못한 성격을 더 경화(硬化)시키는 요인이 된다.
뇌(惱)는
위 6가지 근본번뇌에서 비롯되는 괴로워하는 마음으로
요즈음 사용되는 용어로는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가 시간과 더불어 쌓이기 시작하면 몸과 마음에 큰 병이 될 수 있다.
우울증, 불면(不眠)으로 시작하여 육체적인 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
라 체념(滯念)에서 비롯되는 삶의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
초기에 다스리는 것이 필수이다.
이를 다스리는 법으로는 위 근본번뇌에서 설명한 바와 같고, 스님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질(嫉)은
질투(嫉妬)이니 시기하고 시샘 하는 마음이다.
남이 잘되는 것을 보고 시기하는 마음은 남을 음해하고 중상모략으로
상대방과 투쟁하는 마음으로 발전될 수 있다. 탐심에서 비롯되는 마음이다.
간(慳)은
인색한 마음이니, 벌 줄만 알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니,
보시(布施)에 인색한 사람이다.
다른 일에 인색하더라도 불사에는 인색하지 않는 것이 그의 장래를 위해 좋다.
불사(佛事)에 보시하는 일은 복(福)과 덕(德)을 심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