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경우- 정천구(정치학 교수, 전 영산대 총장) 극즉반(極卽反)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꽃은 열흘 붉은 것이 없고)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라는 가사의 노래가 있다. “되돌아가는 것이 도의 운동”(反者道之動)이라는 노자의 도덕경 문구를 생활 속에 풀어낸 가사다. 한번 차면 반드시 기우는 달의 운동과 같이 모든 사물은 커지기 시작해서 극에 이르면 반드시 반대로 움직인다(極卽反))는 이치를 말한 것이다. 권력은 10년을 못 간다(權不十年)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그런데 10년은커녕 취임 1년이 못되어 문재인 정권은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2017년 11월 28일 자유한국당의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현재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이라는 미명으로 여러 행정부처에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해 벌이고 있는 일은 실질적으로는 조사가 아니라 수사를 하고 있으며 더욱이 위와 같은 적법 절차를 명백하게 위배한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하였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과 윤석렬 서울 중앙지검장을 법치파괴의 내란죄와 국가기밀누설죄 등으로 형사고발해야 한다”고 자유한국당에게 주문했다. 내란죄로 기소된다면 이는…
글 정천구 (정치학자, 前 영산대 총장) 사람의 외모와 내실 악한 사람과 선한 사람은 어디가 다르게 생겼을까? 얼굴이라는 말의 어원이 얼꼴이라는 설이 있다. 얼은 혼을 말하고 꼴은 형태라는 뜻이니 얼굴은 그 사람의 정신이 모양으로 나타난 것이란 이야기다. 동서양에서 관상학이 발달한 것은 얼굴에 그 사람의 심성과 운명이 나타난다고 보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착한 사람을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다고 하는데 그런 부처님의 상(像)은 단정하고 복스럽게 조성되지만 악마는 흉측하게 그려진다. 그런데 막상 부처님 자신은 경(經)에서 몸의 상(相)으로 부처를 볼 수 없다고 하셨다.주1) 과연 사람을 상으로만 판단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경험상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의 속내를 외모에 드러내지 않는다. 특히 사기꾼들이 그렇다.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는 것은 사기꾼이 전혀 사기꾼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관상은 참고는 하되 너무 의존할 것은 아닌 것 같다. 2013년 개봉하여 인기를 끌었던 영화 《관상》은 백발백중 맞추는 어느 관상가가 나라에 발탁되어 활약하는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여기서 문종은 어린 아들(후일 단종)에게 임금
왜 손자병법인가? 북핵문제가 끝내기 수순에 들어간 것 같다. 지난 해 김정은이 6차 핵실험에 이어 9월 미국본토 공격도 가능하다는 대륙간 탄도탄을 발사하였기 때문이다. 미국이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의 목표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이다. 이를 위해서 미국은 협상과 군사적 해결 등 모든 선택을 열어 놓고 있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배후인 중국은 북한 핵을 반대하지만 전쟁은 반대하며 북한 핵도 포기하고 미국의 군사훈련도 중지하는 소위 쌍(雙) 중단을 주장한다. 서로 반대의 입장에서 대치하고 있는 북핵문제는 어떤 방향으로 결말이 날까? 이를 가늠해 보려면 최고정책결정권자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적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트럼프의 전략사상이 《손자병법孫子兵法》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본다. 왜 시진핑이 아니고 트럼프의 손자병법이냐고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트럼프의 애독서 목록 제1순위가 손자병법이다.주1) 그는 세계최고의 경영대학 와튼 스쿨을 나왔다. 미국의 경영대학 커리큘럼에는 손자병법이 꼭 들어있다. 왜냐하면 경영학이라는 학문을 성립 발전시키는데 손자병법…
심리학에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라는 규율이 있다. 인간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새롭게 알려진 사실 사이의 부조화를 경험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되어 부조화를 축소하려고 한다는 것이다((Leon Festinger, 1957). 인지부조화를 축소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자오위핑(趙玉平)은 이를 두 가지 선택으로 요약하고 있다. “하나는 자아를 바꾸어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고, 둘째는 사실을 바꾸어 자아에 순응하는 것”이다(趙玉平, 2013).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그것이 건강에 엄청나게 해롭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을 때, 행동을 바꾸어 담배를 끊는 경우가 첫 번째에 속하고 자기는 누가 뭐래도 담배가 좋다는 믿음으로 계속 피우는 경우가 두 번째에 속한다. 강건한 사람이 첫 번째 것을 취하고 심약한 사람이 고집스럽게 두 번째 것을 취한다고 한다. 역사의 교훈은 첫 번째 선택을 잘 하는 사람이나 조직은 성공하고 두 번째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나 조직은 실패한다는 것이다. 그럼 이념 편향적 정책과 현실 사이에서 엄청난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을 문재인 정권은 이런 부조화를 어떻게 처리할고 있을까? 스스로 국내외에 공개적으로 천명했듯이 문제인 정권은 촛불
세상이 바뀌면서 좋지 않은 일들을 하다가 갑자기 출세해서 이름을 날리는 사람들이 여럿있다. 사술과 불법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대한민국의 요체인 인권과 안보와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장자(莊子)의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若人作不善 得顯名者 / 약인작불선득현명자> 만일 좋지않은 일을 하여 이름을 날리면 <人雖不害 天必戮之 / 인수불해 천필육지> 비록 사람은 이들에게 해를 가하지 않더라도 이런 사람들은 하늘이 받드시 주살할 것이다. 여기서 천(天)은 인과응보 등 자연의 법칙으로 읽어도 무방할 것 같다. 명심보감에서 장자를 인용한 말로 송태영 패친님 등이 페북에 올려 많이 알려진 말이다. 그런데 장자 천운편(天運篇)에 보면 좀 더 핵심적인 문장이 있다. 이들은 부와 명예와 권력 등을 <잡게 되면 이를 잃을까 두려워 떨고(操之則慄조지즉율) 이를 잃으면 슬퍼한다.(舍之崱悲사지즉비) 그러나 한번도 이를 반성하지 않고(而一無所鑑이일무소감) 그러한 것을 쉴새없이 엿보는 자(以闚其所不休者이규기소불휴자)들이 있으니 이들이야말로 하늘과 땅이 모두 도륙할 사람들인 것이다.(是天地戮民也시천지륙민야)> 이
오늘날 국개의원이라는 말은 낯설지 않다. 국회의원이라는 정식 명칭 대신 그렇게 부르는 것은 “하는 짓이 키워준 주인을 무는 개 같아서”란다. 그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개견(犬)자를 넣어 국개(犬)의원이라고 쓰기도 한다. 그런데 나를 비롯하여 개를 키워본 사람들은 그들을 개에 비유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개 같다”는 말은 그들에게는 욕이 되지 않으며 개들이 알면 모욕이라고 느낄 것 같아서다. 왜냐하면 개는 국개의원들 같이 주인을 문다든다, 주인의 뒤통수를 친다든가 주인을 배신하는 일을 절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국개의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서 서양철학의 원조인 플라톤의 명저 《국가 the Republic》를 추천하는 바이다. 이 책은 플라톤의 대화편 중에서도 정치철학의 기초를 놓은 책으로서 정치에 관한 기본적인 원칙들과 작용원리들을 밝히고 있다. 국개의원들이 좋아하는 정의(正義)에 관한 기본이론도 여기에 있다. 플라톤은 국가의 정의란 국가를 구성하는 생산자, 수호자, 통치철학자의 세 계급이 서로 다른 계급에 간섭하지 말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때 국가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몸으로 말…
정천구, 서울디지털대 석좌교수 출구조사 결과는 큰 차이로 문제인의 승리, 홍준표의 패배로 나나났네요. 너무나 차이가 커서 개표에서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경악입니다. 사려 깊지 못한 인간의 행동은 의도한 바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대선이 그런 경우라고 봅니다. 자한당 대선 켐프에서 보수가 홍을 찍으면 문을 막을 거라고 난리를 쳤지만 그 결과는 차악의 안철수도 아닌 최악의 문재인이 된 것입니다. 보수가 결집하면 이길 수 있다고 대선기간 내내 자기의 정치적 견해를 보수 유권자들에게 주입한 이영작 교수를 비롯한 조갑제 등 논객들의 엉터리 정치공학 훈수도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더욱이 선거후반에 구글의 믿기 어려운 여론조사를 동원하여 홍후보가 이긴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결과 젊은 표와 야권표의 문제인으로의 결집을 가져왔다고 봅니다. 이번 대선에서 정치공학의 신봉자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나 후보자의 자질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보수가 결집하면 이긴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혹세무민한 것이라고 봅니다. 보수가 어떻게 하면 결집할 수 있을지 누구를 내세워야 결집할 수 있을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정치학을…
정천구, 서울디지털대 석좌교수 안보냐 정권교체냐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 프레임과 안보프레임과의 대결이라고 한다. 우익보수 후보가 안보 이슈를 프레임으로 삼아 끈질기게 표심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한다. 저명한 정치 분석가인 이영작 교수에 의하면 응답률 6~8% 밖에 안 되는 믿을 수 없는 여론조사와 상관없이 아직도 한국의 정치지형은 보수, 진보, 중도의 분포가 4:4:2의 분포이기 때문에 우익보수가 단결만 하면 승산이 있을 수 있고 보았다. 그러면 보수를 대변해 왔던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은 이러한 보수 단결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가? 보수를 표방하고 나온 후보 중 어느 쪽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질 것인가? 이 글은 이런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자유한국당의 한계 그러나 보수를 대변해온 여당인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선 후보는 안보 이슈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못하고 있다. 이미 자유한국당은 정우택 대표와 인명진 비대위원장 아래서 우익보수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새누리당의 당명도 바꾸고 로고도 횃불로 바꾸어 불법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의 흔적을 철저히 지우려고 했다. 홍준표 대선 후보는 봉화마을을 방문하고 취재진에게 “정치적 입장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