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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군사력 전문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 파워’ 통계를 분석, 북한이 잠수함 78척을 보유해 72척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을 따돌렸다고 지난 7월27일 보도했다. 미국 다음으로는 중국(69척), 러시아(63척), 이란(31척)이 잠수함을 많이 가진 나라로 지목됐다. 한국과 일본의 보유 잠수함 수는 각각 14척과 16척이었다.
하지만 이 집계는 크기나 운용 목적에 따른 분류가 이뤄지지 않은 단순한 수치 집계다. 워싱턴의 한 군사 소식통은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잠수함들은 힘의 균형이라는 전략적 목적으로 운용되지만 북한 잠수함정은 주로 한국에 특수요원을 침투시키거나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운용된다”며 “숫자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안보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은 300톤 미만의 작은 침투용 잠수정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데, 모두 포함해 70여척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 잠수함 보유대수가 약간 늘어났다고는 하겠지만 그것을 가지고 (전력 상승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명확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2년 주기로 발간되는 우리의 2012국방백서(2012.12)에서는 남북한 수중전력을 1대7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R급·상어급 잠수함과 연어급 잠수정 등 7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10여척이다. 국방백서는 ‘특히 북한은 잠수함정과 신형어뢰 개발을 지속하는 등 비대칭 전력에 의한 수중공격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의 잠수함·전투함 등에 대한 자료를 수록해 놓은『Jane’s Fighting Ships』에는 북한의 잠수함정이 2010년 77척에서 2012년/2013년에는 83척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온다.
북한 잠수함정의 임무?
2012국방백서는 ‘△ 해상교통로 차단 △ 기뢰(機雷) 부설 △ 수상함 공격 △ 특수전부대 침투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이는 전시 임무이고 평시에는 우리 관할수역으로 은밀히 넘어와 정찰활동을 하고 필요시 함정을 기습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2010.3.26)이 기습공격에 해당한다.
북한 잠수함정의 위협에 대한 평가?
북한의 로미오급 잠수함(1800톤 수중톤수) 20척은 장기사용 노후로 연안방어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상어급(325톤, 400톤) 잠수함 40여척은 비교적 신형으로 어뢰 4발과 기뢰(다수)를 장착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이다. 최신형인 연어급 잠수정(130톤) 20여척은 어뢰 2발과 기뢰를 장착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전방해역으로 제한될 것이다. 130톤 크기에 중(重)어뢰(길이7.35m, 무게1.7톤)를 탑재하는 것은 놀라운 기술이다. 그리고 모든 잠수함정은 특수전 부대를 수송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 북한 잠수함정은 ‘수중의 경운기’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말해주듯이 북한 잠수함정은 크기가 작고 탑재장비가 조잡하더라도 과소평가는 곤란하다.
천안함이 연어급 잠수정을 2km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은 70%이다. 반면 잠수함정이 수상함을 탐지하는 거리는 이것의 약5배로 본다. 연어급 잠수정 어뢰(CHT-02D)의 최대 사거리는 10~15km이다. 특히 한반도 연안의 특수한 수중작전 환경을 고려할 때 위협은 상당하다. 기뢰 또는 함선 침몰로 인해 우리 항만이 봉쇄될 경우 전쟁수행이 어렵다. 그리고 북한은 우리보다 잠수함 보유연도가 30년 앞선다. 운용능력과 잠수함정 건조기술에서도 많이 앞선다는 평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해군의 잠수함정 척수를 늘려야 한다. 북한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중·소형 잠수함정(1800톤 이하) 60여척이 필요하다. 독도와 이어도 방어 등 대주변국(중국, 일본 등)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3천~4천 톤 잠수함 20여척이 필요하다. 일본 잠수함은 30여척(훈련함 포함)이고 2천~4천 톤이다. 중국 잠수함은 3천~6천 톤이다. 따라서 현 10여척을 80여척을 증강해야 한다.
우리 군은 북한의 상어급잠수함 강릉해안 침투(1996년)와 유고급잠수정 속초근해 침투(1998년) 도발을 당하고도 대비하지 않아 천안함을 잃었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이후 김정은 지시에 따라 연간 잠수함정 20척을 건조하고 있다는 첩보다. 연간 5척을 크게 넘는다. 우리 군은 이제부터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할 것이다.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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