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의 수업방식을 교과서 위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뜻이라는데 일각에선 “열악한 종이사정 때문”이라는 반론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해 4월부터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전면 실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업방식도 크게 변할 것”이라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17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당(노동당 중앙위) 과학교육부로부터 새로운 교육방법에 대한 지시가 내려와 교원들의 ‘교수안’도 모두 바뀌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수업방법은 기존처럼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학습장(노트)에 필기하지 않아도 되는 ‘청강필독(聽講必讀)’식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청강필독’식은 교원이 학생들에게 교과서의 내용을 설명해주고 학생들이 반복적으로 교과서를 읽으면서 학습하는 방식으로 학습장이 따로 필요 없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교육방법은 수업시간에 교원이 불러주는 기본 내용을 학생들이 일일이 받아쓰고 외우는 ‘필기암기’식이어서 매 교과서마다 따로 학습장이 반드시 있어야 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19일, “세계적인 교육방법을 따라가야 세계적 인재를 키울 수 있다”며 “학습장에 쓴 내용만 졸졸 외우는 것은 잘못된 교육방법”이라는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 내용을 전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교육당국은 교과서 위주의 ‘교수안’을 산하 교육기관들에 내려 보냈고, 새로운 ‘교수안’에 대한 ‘교원강습’도 지역별로 진행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교과서 위주의 교육방법을 “현 경제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현재 극심한 종이사정으로 ‘로동신문’조차 제대로 찍어내지 못 하고 있다”며 “신문도 제대로 안 나오는데 학생들이 쓸 학습장(노트)이야 더 말해 뭘 하겠냐?”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중국산 사무용지 백장 묶음이 내화(북한 돈) 4천원, 80장짜리 학습장 역시 한권 당 4천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방의 종이공장들은 원료가 없어 모두 멎어있는 상태인데 학습장 만들 종이가 어디 있겠느냐”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자유아시아 방송
http://www.rfa.org/korean/in_focus/textbook-0320201409325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