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 바로 북한의 식량문제와 대북식량지원이다. 과연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고 식량난으로 고생하는 것이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식량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일까?
북한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자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이 2012년 한 해
동안에만 사들인 호화 사치품이 무려 6억 4천580달러(약 6900억원)나 된다고 한다. 지난 8일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에 나온
‘평양의 헝거 게임’이란 기고문은 지난달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토대로 “북한의 비극과 죄악을 담고 있는 이 보고서에서
드러난 6억4580만 달러라는 숫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인들을 경악하게 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은 6900억원에
해당하는 거액의 돈을 흥청망청 써대면서 고가의 화장품과 명품 핸드백, 고급 가죽제품과 스위스산 손목시계, 고가의 전자제품과 최고급승용차 등의
사치품을 사들였다. 이런 사치품들은 2006년 이후 대북경제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밀수를 통해 구입한
것이다.
김정은이 한해에 탕진하는 사치품 구입액은 같은 해 북한이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발사하는 데 쓴 13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2013년 북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 비용으로 추산한 1억5000만 달러의
네 배가 넘는 금액이다.
김정은은 2300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막대한 비용으로 전용 스키장을 건설하고 가정용 사우나 설비를
비롯해 최고급 출산용품, 유아용품, 파티용 포도주와 최고급 양주, 담배까지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양주와 선물용 차량 수입 정도에
그쳤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소비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고 하며 1척당 1000만달러 정도의 요트를 구입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사실
북한 고위층의 초호화생활은 그 규모와 실상이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내가 북한에서 살 때 박남기 재정부장의 딸, 김일성 주치의를 어머니로 둔
한 최고위층의 아들 등을 알고 지냈는데 그들의 생활은 실로 상상외였다.
대부분의 생필품과 식료품은 모두 외화상점에서 구입해 썼고,
속옷이나 볼펜, 만년필 같은 사소한 물건도 수백달러씩 하는 고가의 것들이었다. 그때 들은 바로는 여자 친구에게 선물하는 향수도 프랑스산으로 수백
달러 짜리였고 구두, 손목시계, 담배, 가방, 넥타이, 와이셔츠 등도 모두 고급 외제품이었다.
나라 별로는 일본제와 프랑스제,
이탈리아제, 영국제 등이 많았고 마카오제 상품이 가장 싸구려였다. 심지어 물이나 쌀 같은 것도 외화상점에서 사서 먹는다고
하였다.
1990년대 초반에 그 친구들이 하루 저녁 식사비와 술값으로 지불하는 돈이 120~150달러였다.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1만원에서 1만5000원 정도였다. 그 당시 숙련된 고급 노동자의 한 달 월급이 80원 정도였으니, 그들이 하루 저녁에 식당에서 탕진하는 돈은
북한노동자가 받는 월급의 수백 배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북한의 권력층들은 영화나 강연회를 통해서는 애완용 개를 기르는 것이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이라고 욕하면서, 자신들은 수천만원씩을 들여 애완용 개를 키우고 캐비어와 꼬냑 등을 선물로 주면서 충성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북한 최고위층의 자녀나 며느리, 부인들은 주로 외화상점과 외화식당, 외국인 호텔 등지에서 일한다. 형제나 아들, 사위 등은
해외공관 등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회를 통해 달러를 물 쓰듯 하고 있다.
한국의 일부 인사들과 정치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북한의 식량난은 대북 식량지원 중단이나 미국의 경제봉쇄, 남북관계의 경색 등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 아니다. 김일성으로부터
물려받은 세습왕조독재의 부패와 타락 때문이다. 백성들의 생활에는 관심조차 없고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국부를 마음대로 탕진하는 김정은과 최고위층의
호화사치생활이 가장 큰 요인이다.
조선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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