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군이 올해 동복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엄동설한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잇따라 군부대를 시찰하며 군심을 챙기고 있지만, 100만 명을 먹여 살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이 생필품 부족으로 올 겨울 한파에 떨고 있다고 복수의 군 소식통이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9군단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함경북도 일대의 포탄창고와 연유창고, 갱도관리 부대군인들에 공급되어야 할 겨울 군복이 대부분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면서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에 주둔한 부대에서는 동피복 대상자 200명 중에 절반도 못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군복 상황이 열악해지자, 후방군관들은 부랴부랴 3년이 넘은 낡은 군복을 다시 꺼내 병사들에게 공급하고, 일부 군복은 꿰지고, 불에 타 기워 입어야 할 형편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또 제대를 앞둔 일부 하사관들이 신입 병사들의 군복을 빼돌려 제대준비를 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아 군대 내에서는 병사들끼리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원래 북한군은 겨울용 솜동복은 2년에 한번씩 공급해주고, 여름군복은 1년에 한 벌씩 공급해주기로 되어 있지만, 생필품난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9군단 소속의 후방군관으로부터 직접 소식을 들었다는 소식통은 “인민군 후방총국에서 작년 여름 군복제작용 자재를 대주지 못해 구성 피복공장과 삭주 지구 군수 피복공장들에서 생산에 차질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올해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겨울용 피복을 다 공급해주라는 인민무력부 지시가 각 인민군 부대에 하달됐지만, 군단 피복창고는 텅텅 비어 말뿐”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지난 20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인민군후방총국 산하 빵과 과자를 생산하는 공장을 시찰하고, “조건보장은 최고사령관이 맡겠으니 생산을 정상화해 여러 가지 식료품을 군인들에게 더 많이 보내주라”고 장담하는 등 최근 들어 군대 끌어안기에 공을 부쩍 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경북도의 군 소식통은 “김정은이 장성택 사건의 발단이 됐던 수산부업기지들을 회수해 군부대에 넘기고 물고기를 잡아 군인들에게 공급하라고 지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100만 명이 넘는 군대를 먹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한 군인출신 탈북자는 “여름에는 군복이 없어도 그런대로 버틸 수 있지만, 겨울에 동복을 입지 못하면 병사들이 추위를 정말 참기 어렵다”며 “군대들이 오죽했으면 동복이 없어 길가는 주민들이 입은 동복까지 빼앗아 입고 다니겠는가”고 열악한 북한군 실태를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