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싸는 지금 ´1980년 광주´"라니...어처구니 없는 표제 오늘 아침 동아일보 제2면에는 티베트 사태를 보도하면서 "탱크 앞세운 군인들... 불탄 상가... ´라싸는 지금 ´1980년 광주´"라는 제목을 달았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표제다. 티베트인들에게 있어 중국군은 엄연히 점령군이며 외국군이다. 티베트일들은 독립을 외치며 중국군에게 대항하고 있다. 티베트인들에게 있어 이 시위는 정당하다. 그러나 1980년의 광주사태는 외국군의 점령에 저항한 것도 아니며 시민이 무장하여 경찰서 등 공공기관을 접수하고 국군에 대항하여 전투를 벌인 것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법을 통과시켜 이를 민주화운동으로 정당화시켰다고는 하나 시민이 무장하여 정부기관을 장악하고 국군을 공격한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다. 역사적으로 재평가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따라서 티베트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1980년의 광주사태는 전혀 성격과 의미가 다르다. 그런데 이 둘을 동일시하는 표제는 분명 역사인식이나 사건의 본질을 왜곡한 잘못된 것이다. 동아일보는 현지인 조영숙이란 사람의 전화통화 내용에 바탕을 두고 제목을 뽑은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일보에 인용된 조영숙씨의 통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금 라싸(拉薩)는 1980년 광주를 방불케 합니다. 거리엔 최루탄과 투석전에 사용된 돌멩이가 아직도 어지럽게 널려 있고 엄격한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무거운 정적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조영숙이란 사람은 단지 최루탄과 투석전 그리고 통행금지라는 외형만으로 라싸의 사태를 1980년의 광주와 비교하고 있다. 역사적 인식을 결여한 일반인의 눈에 그렇게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통화내용을 근거로 제목을 그런 식으로 뽑는 동아일보 기자의 역사인식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돌이켜 보면 의문사진상규명위나 민보상위에서 외형적 행동만으로 간첩과 빨치산을 민주화운동 공로자로 둔갑시켜 명예도 회복하고 보상도 하였다. 명백하게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반역을 행한 자들에게 외형적 행동만으로 판단하여 그들의 반역행위를 정당화한 것이다. 이들은 이런 결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부정한 것이다. 이들은 법이라는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이런 엉터리 판단을 하였다고 하지만, 그 법으로 인해 분명 대한민국에 반역한 행위를 민주화운동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 그 법은 위헌이거나 그 법에 대한 해석에 오류가 있음이 틀립 없다. 해당 기사를 쓴 동아일보 기자도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의도적인지 실수인지 알 수 없으나 중대한 오류임에 틀림 없다. 한국사회가 표류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역사인식의 착오가 사회 곳곳에 깊숙이 스며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통탄할 일이다. [정창인 독립신문 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