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爆沈(폭침)에 ‘음모론이 있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영 중단되었다.
메가박스는 지난 6일 홈페이지에 “9월5일 개봉한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이 금일 부로 종료된다”고 밝혔다. 메가박스 측은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되어 일반 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배급사와 협의 하에 상영을 취소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메가박스는 강한 항의를 어느 단체에서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左派(좌파)성향의 <경향신문>은 각 우파단체에 전화를 걸어 압력을 넣은 단체가 어디인지 취재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행동본부에도 <경향신문> 기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에 국민행동본부는 통진당 해산촉구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앞에 놓고 다른 문제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답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그 영화는 처음부터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왜곡된 영화이기 때문에 국민이 외면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달 7일 해군과 유가족들이 “영화의 내용이 사실을 왜곡하고 당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개봉 하루 전인 4일 이를 기각했고, 영화는 예정대로 지난 5일 전국 33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메가박스에서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중단한 것을 두고 한 보수 성향 인터넷 사이트에선 “졸렬한 영화를 누가 보겠느냐”면서 “흥행이 되지 않자 우파단체 압력을 핑계 삼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메가박스는 2일 동안 33개관에서 개봉했지만 고작 2300명의 관람객만 봤을 뿐이다.
現存하는 우파단체들 중 ‘영화의 상영을 종료하라’는 압력을 넣을 만큼 아둔한 단체는 없다고 본다. 영화가 흥행 참패한 이유는, 당연히 영화 자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정갑 본부장의 말처럼 사실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음모론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기에 국민들이 철저하게 외면한 것이다.
천안함 폭침의 원인은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때문’이란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 그것도 국가기관은 물론 외국 전문가들까지 동원된 정밀한 조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흥행 참패는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그 이유를 애꿎은 우파단체에서 찾고 있다니 失笑(실소)를 금할 수 없다.
左派(좌파)들의 ‘남 탓하기’가 이제 영화계에까지 불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조갑제 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