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이자 건국절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도심은 불법과 폭력 시위의 무대였다. 곳곳서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잇따랐고 기습적인 도로점거 시위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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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 마비, 결국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이들의 불법을 막고자 결국 현정부 들어 처음으로 물대포를 동원하기도 했다.
불법도로점거 및 경찰폭행 등의 혐의로 수백명이 연행됐다. 검찰은 배후세력까지 철저히 추적하겠다며 ‘엄정대응’ 방침을 밝혔다. 시위자들은 ‘국정원 해체’ 및 ‘박근혜 책임’을 따졌고, 심지어 ‘이란 제재를 철회하라’면서 유명환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불법도로점거 시위도 있었다.
한국대학생연합 등 진보단체들 수백명은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기습점거 했다가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서울역 광장에서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8.15 평화통일대회를 열었다. 민노총 및 야당관계자 등을 포함해 약 5천명이 모였다. 이들은 보신각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 불법도로 점거를 막기 위해 물대포를 쏘아 저지했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시위로 서울은 몸살을 앓았던 어두운 광복절이었다. 자신들의 주장을 위해 기본이 바로 선 법치국가,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는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
광복절 새벽. 서울시청앞에는 소음으로 얼룩진 유례없는 대규모 노숙이 일어났다. 550여명이 그 새벽 텐트와 돗자리를 펴고 노숙한 것이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새벽 3시 20분 철도변에 기차가 지나갈 때와 비슷한 83데시벨의 소음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 새벽의 소음에 주변 호텔은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하겠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항의전화에 밤새 시달렸다고 한다. 남대문경찰서에서도 인근 주민들의 소음관련 신고도 수십건 받았다고 하니 어찌 문제가 아니겠나.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몰려간 시위대 중 일부 역시 밤새 술판을 벌였다고 하니 광복절 서울은 크게 멍들은 셈이다.
최근 울산에서 죽창과 쇠파이프 등을 사용한 폭력시위가 발생한데 대해 사법당국이 단호한 대처방침을 밝히고 주동자를 구속하는 등 관련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이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합법적 집회는 보장돼야 하지만 이번과 같은 불법 시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불법행위자를 즉시 체포할 뿐만 아니라 시위를 주동한 배후세력까지 철저히 밝혀내 책임을 묻는 등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야권, 혹은 좌파단체들의 공권력 흔들기는 도가 넘어서고 있다. 사회에 투쟁문화를 만연하게 해 결국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키우려는 공작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좌파단체들은 현정부의 대처능력과 법치역량을 시험하지 말라. 그렇게 찔러대다가 정부의 강경대응에 대해 과잉진압이고, 공권력의 횡포 혹은 폭력이라고 말하려고 하는가.
특히 이번에 동원된 시위자들은 한대련, 즉 대학생들도 많았다. 8.15불법시위 사태를 지켜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이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과 부조리를 모조리 현정부 탓으로만 몰아 무정부적이고, 반정부적 성향의 대한민국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지.
검찰과 경찰이 단호하게 배후세력을 밝혀내야 한다. ‘국민’이라는 탈을 쓴 조종자들을 찾아내 처단해야만 선량한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건강한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다.
지난 울산에서의 희망버스 폭력사태를 비롯해 전공노 조합원의 폭력시위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8.15불법시위 같은 문제가 계속된다면 보다 폭력적이고 과격하게 변질되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으랴.
앞으로 때마다 이런 식으로 서울을 망가뜨리는 게 습관화 된다면 우리나라 법치주의는 그대로 붕괴되고 말 것이다. 기습적 불법 도로 점거와 새벽 노숙으로 인한 소음, 술판과 경찰 폭행 등에 대해 강경 대처하지 않는다면 ‘문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막을 수도 없게 돼 대한민국은 신음하게 될 것이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불가결한 근본요소임은 맞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불법이나 폭력 시위를 개최해 다른 사람에게 또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옳지 못하다.
도로를 점거해 대도시의 교통을 마비시키거나, 경찰과의 무력마찰을 빚는 것은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거나 주장하는 데 하등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역풍이 일어 사회의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하라.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