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남한에서 지원을 받아 전시예비물자로 보관 중이던 한국산 분유를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에게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관계자들이 이러한 분유를 빼돌려 장마당에 유통시켰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해 말 탄도미싸일 발사에 이어 올해 2월, 3차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전시동원태세’를 발령했던 북한, 당시 지하갱도와 토굴에서 열악한 생활을 해야 했던 군인들이 심각한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자 북한당국은 이들에게 한국 ‘남양유업’의 분유를 긴급히 공급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들을 구제하기 위해 공급된 분유가 병사들에게 차례진 것이 아니라 군 간부들에 의해 장마당에 빼돌려졌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올해 4월까지 군인들에게 공급한 한국산 분유 ‘아기사랑’이 장마당에서 많이 팔렸다”며 “군인들에게 긴급히 공급할 당시에는 장마당에 ‘아기사랑’ 분유가 넘쳐났는데 지금은 구경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장마당에서 팔린 분유는 한국 ‘남양유업’의 ‘아기사랑 S-1’부터 S-4까지 모두 4가지 제품이었고 무게는 700그램과 800그램짜리들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아기사랑’ 분유는 전연(휴전선)에 있는 군부대들과 갱도생활을 하는 군인들에게만 특별히 공급이 되었다”며 “군인들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전시예비물자’로 보관하고 있던 것을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생산년도는 2009년부터 2010년 사이인데 유통기한은 애초에 찍지 않았는지, 아니면 일부러 지웠는지 찾아 볼 수가 없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보통 통졸임(캔)으로 나온 제품들의 경우 유효기한이 4~5년씩 되기 때문에 애기가 있거나 환자가 있는 가정들에서 아무런 의심도 없이 샀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800그램짜리 중국산 분유 ‘전원(全元)’이 장마당에서 중국인민폐 70원에 팔리고 있다”며 “그러나 ‘아기사랑’은 한국산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격이 인민폐 140원으로 비쌌음에도 불티나게 팔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분유의 유통기한은 일반적으로 1년6개월이며 750그램짜리 1통의 가격은 한국 돈으로 1만 5천원, 중국인민폐로 환산하면 75원 가격대입니다. 유통기한이 훨씬 지난 제품임에도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한국의 두 배나 비싼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이러한 한국산 ‘아기사랑’ 분유가 어떤 경로로 북한에 유입됐고, 전시물자로 보관돼 왔는지에 대해는 “잘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습니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민간지원 단체들의 대북 인도적 지원은 승인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민간 지원단체들은 영유아 등 취약계층을 위한 의약품과 분유, 어린이 식품 위주의 대북지원을 계속 해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