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3-01-18
최근 북한에서 두 명의 기독교인이 당국의 박해로 인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도어스’가 18일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지하교회와 주민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오픈도어스(Open Doors)’의 제리 다이크스트라(Jerry Dykstra) 공보관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북한에서 두 명의 기독교인의 사망 사실을 복수의 정보원으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했습니다.
다이크스트라 공보관: 이달초나 지난달 경 북한에서 두 명의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 북한 내부 등 여러 소식통이 확인했습니다. 보안 문제로 어느 지역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확실합니다.
중국 국경지역과 북한 지하 교인을 돕고 있는 오픈도어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사망한 두 명 중 한 명은 성경공부를 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던 중 국경지역에서 경비에게 발각돼 총살당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수용소에서 고문과 배고픔에 시달리다 최근 사망했습니다.
중국에 성경공부를 하러 가던 이 기독교인은 앞서도 수 차례 중국을 왕래하던 사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6개월 간 중국에서 여러가지 일거리를 찾아 다니다가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는 오픈도어스 관계자를 만나면서 기독교 신자가 됐습니다. 오픈도어스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북한으로 돌아가 자신의 가족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한 후, 성경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수용소에서 사망한 또 다른 기독교인도 중국에서 처음으로 기독교를 접했습니다. 그는 8개월 간 성경공부를 한 후 북한으로 돌아갔는데 북한 당국에 의해 그가 비밀리에 기독교를 믿고 있다는 것이 발각돼 수용소로 보내졌습니다. 그의 죽음을 알린 오픈도어스 관계자는 그가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처참하게 고문을 당하거나 기아와 중노동에 시달렸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사망한 신자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범 수용소와 관련해 더 이상의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다이크스트라 공보관은 이들 두 명 이외에도 북한에서 박해때문에 기독교인들이 사망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이크스트라 공보관: 이번과 같이 기독교인이 처형되거나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가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들이 고립된 곳에 수감돼 있어 이와 같은 일이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들 두 박해받는 기독교인의 죽음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픈도어스는 북한에서는 성경을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형당하거나 일가족이 평생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면서 북한은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가장 심한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8일 발표된 오픈도어스의 연례 ‘세계기독교탄압국명단(World Watch List)’에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집권 후에 오히려 기독교 탄압을 강화해 11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으로 지목됐습니다. 북한은 주체사상과 김씨 일가의 신격화라는 두 사상만 허용하고, 기독교인들을 “북한의 사회주의를 위협하는 뿌리뽑아야 할 세력”으로 간주한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에는 20만명에서40만 명의 지하기독교인이 있으며 이들 중 5만 명에서 7만 명의 신자가 수용소에 갇혀 종교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