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귀국하려던 북한인이 수만 달러 상당의 코끼리 상아를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아프리카 대륙 동남부에 위치한 국가 모잠비크의 세관 당국은 지난 11일 미화 3만6천 달러 상당의 코끼리 상아 조각(carved ivory) 130점을 밀반출 하려던 북한인 김정(종)국(Jong Guk Kim) 씨를 모잠비크 마푸토 국제공항에서 적발했습니다.
모잠비크 AIM 통신은 모잠비크 세무당국(Mozambican tax authority: AT)의 보도 자료를 인용해 12일 이같이 보도하고 김 씨가 공항 출국장에서 적발될 당시 그는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한 항공권을 소지한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모잠비크 세관 직원은 김 씨의 소지품을 검색해 3킬로그램에 달하는 코끼리 상아 조각 130점을 찾아냈는데 당시 상아 조각들은 여러 비닐봉지에 숨겨져 있었고 김 씨는 상아 조각 이외에도 미화 13만 3천300달러 상당의 화폐(banknotes)를 손가방에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모잠비크 AIM 통신은 모잠비크에서 코끼리 상아는 농업부(Ministry of Agriculture)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만 반출할 수 있는 품목이기 때문에 만일 김 씨가 허가 없이 이를 밀반출하려고 시도했다면 모두 모잠비크 당국에 몰수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현 모잠비크 외환관련 규정에 따르면 미화 만 달러 이상을 국외로 반출할 때는 반드시 당국에 신고하고 국영은행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어, 김 씨가 그 자금 출처를 설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모잠비크 AIM 통신은 김 씨가 북한 국적자라고만 밝혔고 그가 북한 관리인지 여부와 또 구금 여부 등 그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모잠비크 세무당국(AT)도 15일 현재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관련 질의에 대해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북한 외교 관리들이 여러 차례 해외에서 각종 불법행위를 통해 현지 공관 운영비와 북한으로 반입할 외화 벌이에 나섰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도 북한 당국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의 말입니다.
켄 고스 국장: 아마도 그는 북한 대사관이나 정부와 관련이 있는 전직 관리 정도일 것입니다. 북한 외교관들은 해외에서 외교행낭을 사용하면서 세관 검사를 피해왔습니다.
고스 국장은 김 씨가 민간인 신분의 여권을 소지한 것처럼 보도된 것이 흥미롭다면서 일반 여권을 소지한 북한 사람들은 보통 외국의 세관 당국에서 더 주의 깊게 살피기 때문에 김 씨가 10만 달러 이상의 화폐를 소지한 것은 이상한(odd)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던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의 탈북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럽에 파견되는 북한 외교관의 경우 월급이 미화 약 500 달러, 동남아시아 등지 외교관의 월급은 약 200 달러, 또 아프리카의 경우는 150에서 200 달러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현지에서 생활비가 부족한 외교관들이 면책 특권을 이용해 불법행위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소환 명령을 받을 것을 우려해 중앙정부에 제대로 상황 개선을 요구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