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끈질긴 시간 끌기에 속은 미국이 드디어 북한의 양자대화를 추진할 모양이다. 그런데, 양자회담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측간 ‘평화협정’ 거론할 가능성에 촉각이 세워지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북미양자 평화협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를 조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유명환 외교부장관은 2일 “정전협정 당사국이 북한과 미국인만큼 북미 양자가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북한의 논리는 잘못”이라며 “6.25는 북한이 남한을 공산화하기 위해 침공해 일어난 만큼 새로운 평화협정은 남과 북이 주도하고 여기에 미국과 중국이 합의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고 하면서 미북 양자대화를 거듭 촉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여러 측면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문제는 2000년 10월 미북 공동 코뮈니케에 다 들어있다”며 “북한이 평화협정을 얘기하는 것은 시간을 벌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앞서 북미 양자대화를 통해 미·북 간 적대관계를 평화적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핵문제를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로 유도해 가면서, 미·북 평화협정 체결을 비롯한 주한미군 철수 및 핵우산 제거를 주장하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역설했다. 계속해서 “남북 간 고위급 회담에서 북핵문제를 의제화 하지 않는 것은 현실을 기피하는 것”이라며 “핵 문제로 인해 직접 위협을 느끼는 건 미국보다는 한국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남북 간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유 장관은 “남북간 대화를 제도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이 선의에 의해 대화제의에 답하고 나오면 정상 간에 논의가 될 수 있지만, ‘하루 아침에 정상회담으로까지 논의가 진전되는 것은 어렵지 않은가’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밝혔다. 구구절절이 옳은 표현이다. 그러나, 우파입장에서 볼 때 누락된 점을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과연 북괴집단이 대화 가능한 상대인가. 지금까지 대화를 통해 얻은 것이 있는가. 너무 외골수적이고 편향적인 의문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의문이다. 지금까지 저들과의 대화는 항상 대남위장평화공세로 작용했고, 저들은 항상 약속을 위반했다. 상호주의라든지 국제관례를 지켜주지 않고, 마약과 위폐를 정부차원에서 취급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국가인가. 북한은 국가가 아니라 범죄집단의 병영으로 취급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도 반역집단들이 무장하여 세운 병영이라서 실정법 적용이 안 되는 ‘미수복 지구’ 말이다. 이러한 자들과 국격을 걸고 회담한다? 말도 안 될 뿐 아니라 지켜진 적도 없다. 더불어 지금까지 북핵개발의 실질적 후원자는 중국이었다.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이 행한 것은 북괴의 시간끌기 작전을 공조해 준 것 밖에 없다. 이런 상태로 또 6자회담에 임하자는 것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닌가. 둘째, 미국이 어리석어 북괴와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면, 그야말로 우리가 핵무장할 절호의 구실 아닌가. 북괴가 핵을 갖고 보니, 미국 입장에서는 핵을 안 가진 우리보다 중요하게 대하는 것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그래서 한미동맹을 내팽개쳐두고 북괴와 평화협정을 거론한다? 거론하라고 해라. 그럼 우리도 핵무장하겠다고 으름장 놓으면 된다. 핵무장을 하는 이상 우리는 북괴보다 백배 가까운 핵능력을 단시일 내에 보유하게 되고, 일본도 핵무장 하게 된다. 그러면, 중국도 지금까지 속으론 북괴를 지원하면서 겉으론 북괴를 통제하는 척하던 가식을 취하지 못할 것이다. 6자회담을 구실로 실질적으로 북괴의 시간끌기를 도와준 중국도 제 코가 석자가 될 것이다. 맨날 수세적 입장에서 해석하면 끝이 없다. 공세적으로 발상을 미리 준비해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