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권위 있는 정책잡지, 포린 어페어誌 최신호(11-12월호)에 아주 주목할 만한 논문이 실렸다. ‘우리가 필요한 핵’이란 제목의 기사를 쓴 사람은 워싱턴의 조지타운 대학 부교수 커 A. 리버와 다트머스 대학의 부교수 다릴 G. 프레스이다. 이 논문은 북한처럼 핵무기를 가진 나라가 미국과 재래식 전쟁을 시작하여도 핵무기를 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미군이 재래식 전쟁에서 우세해지면 핵무장한 상대방은 休戰을 유도하기 위해서 핵위협을 하거나 핵무기를 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과 같은 핵무기를 가진 나라의 지도자들은 비록 재래식 전쟁에 져도 자신의 운명이 비참하게 될 것임을 잘 알 것이다. 敗戰 후 처형된 후세인의 운명, 미군에 잡혀 와서 마이아미의 감옥에 쳐 박힌 파나마의 노리에가, 재판을 기다리던 중 옥사한 밀로세비치를 보면 이들의 걱정이 이유가 있다. 미국의 입장에선 제한적 전쟁이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선 死活을 건 전쟁이다. 독재자들은, 절박한 심리의 포로가 되면 핵무기를 쓰고 싶어진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의 새로운 전쟁개념이 敵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이라크 전쟁에서 實證된 신개념의 전쟁은 開戰 즉시 상대방의 사령탑에 同時多發的인 공격을 퍼부어 전쟁지도능력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김정일이 이렇게 정신 없이 얻어맞으면 최후의 수단으로서 핵무기를 쓰고 싶어질 것이다. 얻어맞는 쪽에선 제한전이란 생각이나, 재래식 전쟁이니 핵무기를 써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필자는 재래식 전쟁에서 압도적인 優位를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전술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사용하도록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1991년에 이라크를 치기 전에 미국의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이라크의 타리크 아지즈 외무장관에게 “만약 이라크가 화학, 생물학 무기를 쓰지 않는다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 이 약속은 전투에선 지켜지지 않았다. 미군은 후세인을 겨냥한 공격을 하였는데, 한번은 거의 죽일 뻔하였다. 그렇다면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와 전쟁을 할 때, 敵이 핵을 쓴다든지 핵을 쓰겠다고 위협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두 필자는 소규모 핵무기를 정밀하게 사용하여 敵의 핵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보복수단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我軍의 군사시설에 대한 敵의 핵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核무기를 사용하여 敵의 도시를 파괴하는 것은 사람만 많이 죽이고 전략적으론 비효율적이다. 核미사일 기지를 대규모 핵폭탄으로 공격하는 것도 수백만의 민간인들을 죽게 할 뿐 아니라 미사일 파괴율이 그리 높지 않다. 두 필자는 중국의 대륙간 미사일 기지를 대형 핵폭탄으로 보복 공격하면 민간인들이 3~4백만 명이나 죽을 것이라는 실험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런 보복은 무리라고 지적하였다. 미국은 핵폭탄으로 얻어맞고도 방사능을 최소화하는 정밀한 소규모 핵폭탄을 사용하여 보복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중국에 적용할 경우, 700명의 사망자만 내면 모든 핵미사일 기지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필자는 미국이 이런 보복능력을 보유하여야 적의 핵사용이나 핵위협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앞으로는 기술발전에 의하여 B-2 폭격기를 이용한 재래식 방법의 보복폭격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敵으로부터 핵무기로 얻어맞고도 미군은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여 敵의 핵미사일 기지를 다 파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재래식 무기와 소규모 정밀 핵폭탄을 결합시켜놓으면 적이 감히 핵위협이나 核공격을 하지 못할 것이다. 두 필자는 북한과 같은 핵무장 집단이 核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은 그들이 핵을 썼을 경우, 이런 보복을 당할 것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보복능력을 실제로 갖추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정권이 핵폭탄에다가 운반수단을 갖추게 되면, 한국군은 서해에서 敵船이 남침할 경우, 이번처럼 과감한 대응공격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대규모 보복을 하려고 하면 북한군은 핵을 쓰겠다는 위협을 할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보복공격을 명령할 국가 지도부가 있을까? 더구나 그때가 韓美연합사가 해체된 이후라 미군의 지원 여부가 불투명하다면 과연 한국은 一戰不辭의 결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핵무기를 쥔 북한정권은 한국을 치고 싶은 유혹에 빠질 것이다. 재래식 군사력으로 기습을 하여 서울을 포위하고, 수백만의 從北세력이 들고 일어나도록 한다. 10만에 이르는 경보병 여단 병력은 글라이드를 타고 후방에 침투하여 일대 혼란을 일으킨다. 북한은 이렇게 해놓고 “현위치에서 휴전하자. 만약 불응하면 핵폭탄을 쓰겠다”고 위협할 것이다. 그때 한국 대통령이 李承晩이나 朴正熙 같으면 “결사항전”을 선택할 것이지만 李明博 대통령 같은 사람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만약 서울이 포위된 상태에서 현위치 휴전을 우리가 받아들인다면 대한민국에 弔鐘이 울리고 공산화된다. 김정일은 남한을 기습하더라도 核무기를 갖고만 있으면 반격을 당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자신감은 對南도발의 의욕을 북돋울 것이다. 이래저래 북한의 핵무장은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란 점을 포린 어페어誌의 논문이 想起시킨다. 김정일은 핵폭탄과 남한내 從北세력이란 두 가지 전략적 무기를 갖고 있다. 우리는 북한내에 親韓세력도 없고 核도 없다. 韓美동맹이 유일한 방파제이다. 韓美연합사 해체는 이 방파제에 금을 가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물이 새기 시작할 때 김정일이 두 가지 神器를 믿고 남침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적의 핵폭탄과 남한내 반역세력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 간단하다. 對應핵무장, 從北세력 숙청, 韓美연합사 해체 중단이 그것이다. 李明博 정부와 국방부와 한나라당은 이 세 가지 의무사항 중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면 극복할 수 있다. 위기가 닥쳤는데도 아무도 위기라고 인식하지 않는 것, 이것이 진정한 위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