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게이트 수사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한 가운데 노 전 대통령 일가의 옹색한 변명에 대한 국민적인 불신감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대주주인 ‘엘리쉬&파트너스’가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게 받은 돈 250만달러 중 일부를 국내로 들여와 A사와 O사 등 2개 업체에 우회 투자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검찰은 A사에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남동생 기문 씨가 국내사업에 대해 돈을 투자한 내역을 확보, 지난 14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6시간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연루자들에 대한 일련의 소환조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박 회장이 준 돈이 건호 씨에게 흘러간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14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O사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투자내역이 포함돼있는 예금통장과 외환거래 내역 등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대표 정 모씨도 소환조사했다. O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대주주로 있는 ‘엘리쉬&파트너스’가 미국 P사를 통해 재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검찰은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작년 2월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로 박 회장에게 500만달러를 받아 220만달러는 남겨두고 30만달러는 직접 투자했고 250만달러는 건호 씨가 대주주인 엘리쉬&파트너스로 넘겨 국내외 기업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측은 “연 씨가 박 회장에게 투자를 받았을 뿐 건호 씨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건호 씨의 지분이 더 많다는 점에서 이들의 진술에 배치되는 부분이 있으며 건호 씨가 실제 국내외 투자를 결정하는 등 사업운영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건호 씨가 많이 힘들어하고 오래 생각하며 진술했다. 진술에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아 변호사와 다시 정리해 오겠다고 했다”고 조사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연 씨는 수차례 박 회장에게 사업설명을 했다고 밝혔으나 계약서조차 없을 뿐더러 박 회장이 “500만달러의 투자내역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은 건호 씨를 이날 한 차례 더 소환해 조사를 진행한 뒤 외국환거래법 위반혐의나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포괄적 뇌물죄 공범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검 중수부는 앞서 대전지검에서 구속한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을 소환해 16일과 17일 양일간 노 전 대통령 퇴임후 활동지원에 대해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소위 3자 회동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봉화에 투자한 70억원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15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소환, 박 회장에게 추가로 돈 받은 혐의를 조사했으며 박창식 전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장에 대해선 박 회장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의 개입여부를 조사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7월1일 미국 시애틀에서 건호 씨를 만나 100만달러를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특별한 사적 일정은 없었고 건호 씨를 만나거나 사람을 보내 전갈을 하거나 뭘 전달한 사실도 없다”라고 전면 부인하기도 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건호 씨에게 100만달러가 전달됐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며 “그 돈이 해외로 반출된 사실이 없고 권 여사가 국내에서 채무변제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