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배층 내부의 여론 동향 “무는 개는 안 짖는다”는 俗談이 있다. “짖는 개는 안 문다”는 말도 된다. 북한정권은 작년부터 여러 차례 對南군사도발을 위협하고 있다. 동원하는 낱말들이 극단적이다. 이는 오히려 북한정권의 취약성과 불안감을 엿보게 한다. 정권 내부의 약점을 덮기 위하여 미사일 발사, 해상 도발 등 남북관계에서 긴장을 조성하려는 듯하다. 작년 7월초 북한군은 금강산에 관광을 간 한국인 여성이 군사지역에 들어왔다고 사살하였다. 李明博 정부는 사건 당일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다. 작년 8월부터는 金正日이 심장 혈관계통의 重病에 걸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가을에 접어들자 북한측은 개성공단내 한국인 근무자들을 추방하더니 개성관광도 중단시켰다. 수천만 달러의 수입 감소를 각오하고라도 내부단속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북한정권은 김정일이 金大中 및 盧武鉉 전 대통령과 맺은 6.15 선언, 10.4 선언을 실천하라고 압박하였으나 李明博 대통령은 이런 북한측을 향하여“뜯어먹으면서 살 생각을 하지 말고 自立하여 살 궁리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충고를 하였다. 한국은 좌파정권下에서 매년 약10억 달러의 金品을 북한에 지원하였으나 작년은 거의 끊겼다. 무역액이 30억 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는 북한에는 이게 큰 타격이었다. 李明博 정부 출범 이후 韓美동맹 및 韓日관계가 상당히 정상화되었다. 오바마 정부의 對北정책도 부시 정부의 末期보다 더 강경해졌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최근 아시아 巡訪 길에 북한정권이 싫어하는 말만 골라서 하였다. “남북한 대화가 없으면 美北대화도 어렵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여야 국교 정상화가 가능하다” “북한의 권력구조가 불안하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북한의 인권문제를 주시한다” “6자회담 관련국들이 對北공조 하여야 한다” 李明博 정부는 대한항공기 폭파범인 金賢姬씨와 拉北된 다구치 야에코씨 아들의 면담도 허용하였다. 한국에 우파 정권이 들어섰고, 韓日관계가 改善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의 우파 정권 등장과 김정일의 건강악화를 배경으로 북한 지배층내에서도 심상치 않는 변화가 感知된다. 북한노동당의 고위 간부 출신 한 탈북자는 북한정권이 서해상에서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지배층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 개방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기득권층을 불안하게 하고 있고, 對南도발을 통하여 긴장을 조성, 내부 결속을 도모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요사이 북한 지배층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체제위기’를 부를 만한 본질적 성격을 띠고 있다. 1. 40~50대 중견 간부층이 “21세기형 사회주의는 시장을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식 개혁 개방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기기 시작하였다. 이들이 反김정일 세력은 아니다. 2. 이들은 중국식으로 개혁 개방을 하면 경제가 좋아져 북한정권이 더 강화된다고 이야기한다. 김정일로선 개혁 개방을 하게 되면 김일성-김정일 偶像化의 허구성이 폭로되어 통제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3. 지방당의 중앙당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지방당은 인민들을 먹여 살리는 일을 맡아 비교적 실용적인데, 중앙당은 이른바 先軍정치를 한다면서 자원 배분을 체제유지와 혁명사업에 집중시킨다. 남한측의 지원이 중단됨으로써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政務院의 김영일 총리는 김정일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에도 버티고 있다고 한다. 4. 1994년 김일성 사망후 김정일이 취한 거의 모든 정책이 실패한 데 따른 불만과 不信이 커가고 있다. 5. 이런 상황이 악화되면 지배층이 개혁파와 守舊派로 갈라져 권력투쟁을 할 가능성도 있다. 6. 북한정권이 도발하기 좋은 곳은 서해상과 섬들이다. 해안포로 함정이나 섬들을 포격할지도 모른다. 한국군의 보복을 받아도 북한 내에선 “우리가 이겼다”고 선전할 수 있고 내부 단속을 강화할 수 있다. 올해 초 북한 선전매체의 논설을 분석해보면 ‘千里馬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는 경제문제까지도 혁명정신으로 해결하자는 守舊的 방식이다. 정권 지휘부가 공식적으로 개혁노선을 거부한 셈이다.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는 반드시 내부 갈등기를 거친다. 북한의 경우 이 갈등기에 모험주의 노선이 강화될 것이다. 북한정권은 스스로 개혁 개방할 수 있는 기회를 햇볕정책期에 놓쳐버렸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對北 퍼주기를 하니 김정일 정권은 계속 뜯어먹기로 결심해버린 것이다. 김정일이, 남한에서 매년 들어갔던 10억 달러중 3억 달러씩만 식량구입에 사용하였더라도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었다. 李明博 정부가 對北퍼주기를 중단하자 오히려 북한 지도층 내부에서 개혁 개방을 지향하는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정권의 사령탑은 “개혁 개방을 하면 정권이 무너진다”고 생각하고 그 아래 중견층은 “개혁 개방을 하지 않으면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異見이 갈등으로, 갈등이 충돌로 발전할 것인지가 체제 변화의 關鍵이다. 소련과 東歐 공산국가들은 개혁을 시작하자 바로 걷잡을 수 없는 해체기로 접어들었다. 김정일이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고 햇볕정책을 즐기는 사이에 체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그는 이 시기에 후계자를 키우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김정일은 북한체제의 생존성에 대하여 비관적인 듯하다. "나로서 북한은 끝이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