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8일 뉴스들을 보니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었다. "시너 들어붓는 동영상" 확보 경찰 기동대소속 채증반이 찍은 동영상이 검찰에 제출돼 있고, 검찰은 이 동영상을 일반에 공개했다. 화재 직전에 푸르게 보이는 액체가 5갈론 용기 몇 개 정도의 분량으로 쏟아져 내리는 것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이어서 곧바로 아래로부터 화재가 발생했다. 이 동영상에 대해 검찰이 내놓은 표현들은 아래와 같다. 1) "망루 밖에서 뜯어진 함석 사이로 촬영된 이 동영상에는 경찰특공대가 망루에 1차 진입했다가 후퇴한 뒤 2차 진입을 앞둔 시점에 농성자로 보이는 사람이 시너통을 들고 3층과 4층을 연결하는 계단에 시너를 뿌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2) "이 동영상은 농성자와 경찰특공대가 3층과 4층에서 대치하던 중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3) ""망루 연소의 매개체는 "시너"로 한정할 수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 결과를 지난 26일 통보받았다." 이 동영상은, 경찰관 1명이 순직하고, 28명의 농성자중 5명이 불에 타 죽은 것이 불가항력적인 화재사고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기획된 살인행위였을 수 있다는 필자의 의혹이 의혹의 차원을 한 단계 뛰어넘어 현실로 접어들게 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영혼 빠진 자세 청와대는 민심의 동향을 살피고, 검찰 수사가 종결되면 김석기 청장에 대한 처분을 내리겠지만 법적 요소만 고려하지 않고, 도덕적인 면과 정치적인 면을 종합하여 결론을 내리겠다 했고, 남경필은 도덕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했고, 홍준표는 무조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석기 청장의 발언은 눈치꾼들에 던지는 도전장 이러한 시점에서 김석기 청장은 다음과 같은 소신 발언을 했다. "나의 사퇴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찰 조직 전체의 사기와 법질서 확립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자진 사퇴는 하지 않겠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시민 보호를 위한 법질서 확립 원칙에 대해 소신을 밝히겠다." 이 발언은 말 그대로 그의 진퇴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경찰의 사기와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는 지극히 당연하고 용기 있는 발언이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대통령의 결정에 따를 뿐이다"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청장은 요사이 구경할 수 없는 정의와 명분의 패를 이해타산을 따지는 정치꾼들을 향해 용기 있게 던졌다. 그의 위 발언은 "대통령이 사퇴하라 하면 사퇴할 수밖에 없지만 사퇴하라는 대통령의 명은 경찰의 사기와 법질서 수호를 경시하는 아주 잘못된 명령이니 그런 줄이나 알고 명령을 내리라"는 도전장으로 이해됐다. 대통령이 사퇴하라는 명령을 내리면 대통령은 대다수 국민으로부터 멸시와 조소를 받을 것이고, 그 반대의 명령을 내리면 대통령은 경찰의 사기와 법질서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번 결정에 이명박 정권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충고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