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무력화 초래할 ‘공동어로수역’ 시행 11월 27~29일 평양 남북국방장관 회담 주목 홍관희ㅣ2007년 11월26일ㅣ조회 85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정부가 처음 NLL (서해 북방한계선)의 ‘영토선’ 개념을 부정하고 이 지역에 대한 ‘평화ㆍ안보 관리’ 명분으로 ‘NLL 재설정’ 의사를 내비쳤을 때, 재향군인회 등 각종 보수단체와 국민들은 강력한 반대와 저항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NLL 재설정은 없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국방부장관은 말할 것 없고, ‘NLL 영토선 부정(否定)’의 최초 발언자인 이재정 통일부장관도 11월 19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NLL 자체를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명했다. 헌법에 명시된 대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되어 있어 북한 지역도 당연히 포함되나, 아직 북한은 ‘미(未)수복 영토’라고 해야겠다. 이렇게 볼 때 NLL은 대한민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영토선’이며, 북한과의 해상 군사대치선이라고 정의(定義)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영토선’ 논쟁이 일단락된 지금, NLL 문제는 매우 복잡한 방향으로 새롭게 전개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NLL 재설정은 없다 … NLL을 유지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른 바 ‘10ㆍ4 남북선언’에 의거,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위해 공동어로수역과 해주직항로 등의 조치를 강행하려는 데 있고, 더 나아가 공동어로수역 설정 시 애당초 원칙으로 정한 ‘등(等)거리ㆍ등(等)면적’ 원칙마저 포기하려는데 있다. 11월 27~29일 평양에서 열릴 남북국방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되어 합의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19일 이재정 장관은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실질적으로 NLL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보면 북쪽 해안과 거리가 너무 가깝다”며, “공동어로수역이 NLL 이북에 설치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입장을 드러냈다. 이 장관은 10월 17일 국정감사에서도 “‘등거리ㆍ등면적’ 공동어로수역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개진한 바 있다. 군사전문가들 및 前 해군작전사령부 지휘관들은 대북 군사경계선인 NLL을 넘나드는 ‘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할 경우, 그 자체가 ‘NLL 무력화’로 가게 된다는 점을 수 차에 걸쳐 경고해왔다. 민간 선박이 존재하지 않는 북한과 ‘공동어로’를 시행할 때, 사실상 北 군함과 우리 어선이 뒤엉키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대북 방어가 한층 어렵게 될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북한 군함들은 어선을 가장해 남한 해역에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게 되어, 각종 군사 기밀을 탐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자유․보수 단체와 국민들은 원칙적으로 공동어로수역 설정 자체를 반대해 온 것이다. 따라서, ‘NLL의 평화관리’ 구실로 시행되는 ‘공동어로수역’이나 ‘해주직항로’ 등의 조치가 오히려 서해상의 분쟁과 갈등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10‧4 합의’에 따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구체적으로 시행될 경우, 해군은 기존의 NLL 사수 전략만으로는 대응하기 힘들게 되어 서해상의 대북 방위태세와 전략ㆍ전술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지 모른다. 정부가 지금 ‘공동어로수역’을 추진하면서 ‘NLL 수호’를 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국민 호도’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盧 정권이 대통령선거와 정권교체 등 국가 대사를 눈앞에 두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이름으로 NLL 방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련의 조치들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공동어로수역이나 해주직항로 같은 조치들은 자칫 수십 년 지탱해 온 한반도 안보구도의 근간을 흔들 소지가 있다고 본다. 국민들은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될 11월 말 평양 남북국방장관회담을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