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모든 면에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대국으로 손꼽힌다. 경제 분야에서는 굳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러시아를 저 멀리 떨어뜨려 놓은 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의미에서 G2로 불리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글로벌 최강대국 미국과 괜히 무역전쟁을 통해 맞장을 뜨는 게 아니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 체질이 자신들이 자신하는 것과는 달리 무척이나 허약하다는 사실에 있다. 진짜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은 정부, 기업, 개인들이 지고 있는 부채의 총 규모가 확실하게 말해준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만 봐도 270조 위안(元·4경5000조 원), 달러 베이스로 40조 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아직 2조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알 수 있다. 여기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의 GDP가 채 3조 달러 전후에 불과한 현실까지 더할 경우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다.
40조 달러 정도에서 멈추면 그나마 다행이다. 지방 정부들의 채무를 비롯한 숨겨진 부채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경악이라는 단어가 절로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숨겨진 부채까지 더할 경우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총리를 지낸 주룽지(朱鎔基) 아들인 주윈라이(朱雲來) 전 중국국제금융공사 회장의 주장에 의하면 최대 600조 위안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GDP의 무려 6.7배 정도 규모다. 이 정도 되면 G2 아니라 손오공의 요술방망이를 가진 초능력자가 나타난다 해도 해결할 재간이 없다.
◇中부동산기업 부채비율 1000%, 좀비기업 수준
각론으로 들어갈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2017년까지 전 세계 M&A(인수 합병)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완다(萬達)를 비롯한 중국 내 10대 부동산 기업들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너 나 할 것 없이 부채 비율이 1000% 전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좀비 기업이라는 표현을 써도 괜찮다. 파산하지 않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가계 부채 역시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GDP 대비 100% 이상을 넘어선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이 부채들이 잔뜩 부풀려져 있는 부동산 거품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대부분 가정들이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과도한 차입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진짜 터질 경우 미국이 2008년 경험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재연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흔히들 ‘대마불사’라고 한다. 부채도 자산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부채가 과도하면 진짜 대마불사라는 불후의 진리도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한국이 겪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벌써 국제 금융가에는 중국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한때 국제사회에 팽배했던 중국 경제의 경착륙론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중국에게 위기는 저 멀리에 있는 회색 코끼리가 절대 아니라고 단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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