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저녁 10:15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과의 아주 좋은 회합”(Very good meetings with North Korea)이라는 짤막한 글을 썼다.
다음날 6월 1일 새벽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위터에서
“미국대통령께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 화를 한다면 북한의 밝은 경로가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문화유산을 유지하지만
국가들의 공동체(국제사회)에 통합된 강하고 연결되어 있으며
안전하고 풍요로운 북한을 구상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진행 중인 미북대화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글로 볼 수도 있다.
태영호 공사의 증언도 그렇고
한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김정은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해 왔다.
그러나 나는 포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다.
사회과학에서 장래는 누구도 단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고
트럼프의 전략과 협상기술을 고려해 볼 때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고등학교는 뉴욕군사학교를 나왔고
대학은 명문인 와튼 스쿨 부동산학과를 졸업했다.
군사학교와 경영대학에서 필수적인 손자병법을 익혔을 것으로 보며
그의 독서목록 제일위가 《손자병법》이다. 그만큼 전략전술에 능하다.
정치신인으로 단숨에 16명의 공화당 후보들을 제끼고 본선에서 막강한 힐러리를 꺾었다.
이렇게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손자병법의 격률을 잘 활용한 덕이 많았다.
그는 부동산업으로 억만장자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숱한 비지니스 거래를 직접 해본 인물이다.
오래전에 《거래의 기술》이라는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써서 이론적으로도 협상의 달인이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의 키워드는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이고 세력균형 정책이다.
세력균형에서 우선 과거에는 소련을 막기 위해 중국과 손을 잡았으나
이제는 중국의 도전을, 아직 중국이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미국에 패권도전을 할 수 없는 이 때에,
제압해야 한다는 전략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는 외교협상에 관해 독특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는 체스게임(chess game)의 시대는 갔고 이제 외교교섭은 협상해결사에게 맡겨져야 한다고 본다.
그는 학자출신 협상가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강력하고 무자비하고 사악한 상대와 죽기 살기로 싸우는 협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미국에 세계적인 좋은 협상해결사들 10~20여명이 있는데 그들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협상해결사는
강경해야 할 때와 후퇴할 때를 알고
공갈할 때와 위협을 가할 때를 잘 안다고 말했다.
위협이란
그것을 실행해 옮길 준비를 갖춘 진짜 위협을 말한다.
트럼프는 협상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스로 받아들이게끔 설득하는 능력이라고 본다. 힘으로 누르는 것은 아니라 그 대신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믿게끔 하는 것이라고 한다.
성공적인 협상은 그 결과에 모든 당사자들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트럼프의 대북 협상과정을 보면서 그가 절묘하게 이러한 협상전략을 응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미국은 김정은에게
미국이 제안한 거래를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군사적으로 파멸할 것인가 양자택일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막강한 전략자산을 한반도 근해에 집중하고 그것이 공갈이 아니라 실제 위협이라고 느끼게 만들고 있다.
시리아 내전 등에서 공격을 예고하고 곧바로 언제 당한지도 모르게 파괴시키는 위력을 과시했다.
“위협이란 그것을 실행해 옮길 준비를 갖춘 진짜 위협을 말한다.”는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현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무
역전쟁 등을 통해 중국의 약점을 틀어쥐고 있어
북한을 공격해도 중국이나 러시아가 결코 지원할 수 없으리라는 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
위협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협상에서는
핵만 포기하면 한국과 같은 경제발전과 안정된 국가로 발전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거듭 거듭 강조한다.
앞서 인용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말도 이와 똑 같다.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고
어디까지나 핵포기 대신의 경제발전을 택한 것이 자기들이 선택한 일이라고 믿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자신의 위대한 결단이
전쟁을 방지하고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도록 만들었다고 선전할 수 있다.
미국은
이제 북한이 여기까지 와서
미국의 제의를 거부하고 핵보유의 길을 선택한다면
군사적 옵션을 택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이런 말도 했다.
상대방은 끈질기고 집요하지만 나는 더 끈질기고 집요하다.
김정은이 아무리 그동안 핵을 생명 같이 중시해 왔다 해도
파멸이냐 번영이냐의 선택이 요구되고 있는 마당에 파멸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하던 미군은 북한에 주둔하게 될 것 같다.
군사적 옵션을 택할 경우는 그 평정을 위해
그리고 협상에 의할 경우에는 강력하고 완벽한 사찰과 검증을 위해
미군의 일부가 북한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이 남북한에 동시에 관계를 갖는 것과 유사하게
이제 미국이 동시에 남북한과 관계를 갖는 시대가 올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의 동시 수교는 분단의 영속화에 기여해 왔지만
이 경우에는 남북한이 동시에 미국의 동맹국이 되어 통일의 길을 열 가능성이 크다.
그런 통일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 하에 통일이 될지 아닐지는 국민이 선택할 몫이다.***
*이 지도는 미북회담이 트럼프의 의지대로 잘 되고
그 후 마련된 한미중북의 4자회담에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 대로 미국이 구상하는 통일로 매듭되었을 때 경우이다.
주한미군이 북중 국경선으로 이동하여 그곳에 50Km 정도의 완충지대가 생기는 경우가 될 것이다.
이 지도는 Sasha Trubetskoy라는 블로그에 한반도의 4개의 시나라오 중 마지막 시나리오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