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손 놓았고 美 군사 조치도 힘들어
하지만 北은 구멍 난 배… 바깥 소식 들어가면 반드시 가라앉는다
필요한 건 의지와 인내
북 핵·미사일을 못 막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한쪽이 사생결단하고 나오면 다른 쪽도 사생결단해야만 대응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결기나 결의가 없다. 미국이 북에 마지막 대화 제의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무위로 돌아가면 한국이 반대해도 타격을 결행할 것이란 관측도 없지는 않다. 0%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현실성은 희박하다.
무엇보다 김정은이 어디에 있는지, 핵폭탄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화근을 일거에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선제공격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후를 대비한 군사적 준비가 필요한데 북한, 중국, 러시아 모르게 대규모 이동과 재배치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한국이 반대하고 군사적으로도 어렵다면 합리적 예상 범위에서는 군사적 해결책이 없는 것이다.
북핵 완성은 코앞인데 문재인 정부 기간 중에는 전술핵 재배치, 미국과 핵 공유, 한국 독자 핵무장 등 근본적 대응 조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진보 정권이 계속되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 발아래 깔려서 살아야 하나. 당분간은 그래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잘만 견디면 어둠의 터널이 끝날 수 있다.
북핵은 남북 모두에 암(癌)이다. 우리에겐 초기 암이지만 북에는 말기 암이다. 북 정권의 마지막 발악이 핵이다. 북핵이란 암 덩어리가 남쪽으로 혈관을 뻗치는 것을 막고 북쪽에서도 혈관을 다 끊어 고립시키면 암 덩어리는 스스로 죽는다. 대북 군사 조치와 같은 외과 수술 외에 한의학적 치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북은 구멍 뚫린 배"라고 했다.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구멍 뚫린 배는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가라앉는다. 그 전제는 북 집단이 구멍을 막지 못하게 해야 한다. 지금 정도의 대북 제재라도 앞으로 계속될 수 있으면 북은 결국 가라앉는다. 현 정부가 돈과 물자로 이 구멍을 메워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 우리 국민은 북을 안다. 잘 속지 않는다. 대북 지원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난 구멍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는 물은 '바깥세상의 소식'이다. 수많은 정보를 담은 USB는 손톱만 하고 하늘은 뚫려 있다. 아무리 북 정권이라도 전파는 못 막는다. 태영호 전 공사는 총탄 6발을 맞고도 판문점을 넘어온 북 병사와 관련, "그 빗발치는 총탄 속 질주에 북 주민 전체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 병사는 깨어난 뒤 걸그룹 노래가 듣고 싶다고 했다. 북 정권이 미국의 B1 폭격기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 구멍으로 들어오는 바깥소식이다.
정부는 북에 난 구멍을 더 키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오히려 막을 것이다. 남북 관계를 해친다고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에 기권한 것이 이들이다. 노무현 정부가 북한 인권 결의안에 기권한 날은 2005년 11월 17일이었다. 공교롭게도 100년 전인 1905년 11월 17일에 을사늑약이 체결됐다. 미국에 있던 한국인 교수는 '두 날짜엔 국치(國恥)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썼다. 실제 우리 외교관들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교수는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유로 인권 결의안에 기권했는데, 그 기권은 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도 했다. 바로 그다음 해에 북은 첫 핵실험으로 노무현 정부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운운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한반도에 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 그림자를 걷을 방법이 안 보인다고 모두가 절망한다. 사실은 방법이 있는데 일부러, 혹은 조급해서 보지 않고 있을 뿐이다. 탈북 운동가 박연미(24)씨가 쓴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 박씨는 내장을 내놓고 죽은 청년이 널브러져 있는 우물가에 물을 길으러 다녔다. 열세 살 탈북 첫날 자신을 강간하려는 중국인 브로커에게 엄마가 대신 강간당했다. 박씨 눈앞에서였다. 박씨는 영국에서 울면서 소리쳤다. '당신들은 천국에서 살고 있지만 북한에선 김정은이 2500만명을 죽이고 있다. 그런데 당신들은 기껏 김정은의 외모를 갖고 농담하느냐.' 박씨는 북에서 영화 타이타닉을 보았다. 100년 전 서구가 지금 북한보다 잘살고, 남자가 당(黨)이나 국가가 아니라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죽었다. 말로 못 할 충격이었다. 박씨와 같은 사람이 북에 2500만명 있다.
며칠 전 유엔서 증언한 탈북자 지현아씨가 쓴 시 '정말 아무도 없나요'다. '무서워요/ 거기 누구 없나요/ 여긴 지옥인데/ 거기 누구 없나요/ …/ 사람이 죽어요/ 내 친구도 죽어가요/ 불러도 불러도 왜 대답 없나요 / 거기 정말 아무도 없나요.' 여기 우리가 있다고 대답해야 한다. 모두가 외쳐야 한다.
조만간 북핵이 사실상 인정되는 일까지 일어날 수 있다. 기만극이 벌어지거나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정부가 아무리 막아도 북에 바깥공기를 불어넣는 일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의지와 인내를 갖고 나아가면 언젠가는 한국이나 미국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이 질곡을 끝낼 것이다.
무엇보다 김정은이 어디에 있는지, 핵폭탄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화근을 일거에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선제공격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후를 대비한 군사적 준비가 필요한데 북한, 중국, 러시아 모르게 대규모 이동과 재배치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한국이 반대하고 군사적으로도 어렵다면 합리적 예상 범위에서는 군사적 해결책이 없는 것이다.
북핵 완성은 코앞인데 문재인 정부 기간 중에는 전술핵 재배치, 미국과 핵 공유, 한국 독자 핵무장 등 근본적 대응 조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진보 정권이 계속되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 발아래 깔려서 살아야 하나. 당분간은 그래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잘만 견디면 어둠의 터널이 끝날 수 있다.
북핵은 남북 모두에 암(癌)이다. 우리에겐 초기 암이지만 북에는 말기 암이다. 북 정권의 마지막 발악이 핵이다. 북핵이란 암 덩어리가 남쪽으로 혈관을 뻗치는 것을 막고 북쪽에서도 혈관을 다 끊어 고립시키면 암 덩어리는 스스로 죽는다. 대북 군사 조치와 같은 외과 수술 외에 한의학적 치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북은 구멍 뚫린 배"라고 했다.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구멍 뚫린 배는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가라앉는다. 그 전제는 북 집단이 구멍을 막지 못하게 해야 한다. 지금 정도의 대북 제재라도 앞으로 계속될 수 있으면 북은 결국 가라앉는다. 현 정부가 돈과 물자로 이 구멍을 메워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 우리 국민은 북을 안다. 잘 속지 않는다. 대북 지원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난 구멍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는 물은 '바깥세상의 소식'이다. 수많은 정보를 담은 USB는 손톱만 하고 하늘은 뚫려 있다. 아무리 북 정권이라도 전파는 못 막는다. 태영호 전 공사는 총탄 6발을 맞고도 판문점을 넘어온 북 병사와 관련, "그 빗발치는 총탄 속 질주에 북 주민 전체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 병사는 깨어난 뒤 걸그룹 노래가 듣고 싶다고 했다. 북 정권이 미국의 B1 폭격기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 구멍으로 들어오는 바깥소식이다.
정부는 북에 난 구멍을 더 키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오히려 막을 것이다. 남북 관계를 해친다고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에 기권한 것이 이들이다. 노무현 정부가 북한 인권 결의안에 기권한 날은 2005년 11월 17일이었다. 공교롭게도 100년 전인 1905년 11월 17일에 을사늑약이 체결됐다. 미국에 있던 한국인 교수는 '두 날짜엔 국치(國恥)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썼다. 실제 우리 외교관들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교수는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유로 인권 결의안에 기권했는데, 그 기권은 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도 했다. 바로 그다음 해에 북은 첫 핵실험으로 노무현 정부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운운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한반도에 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 그림자를 걷을 방법이 안 보인다고 모두가 절망한다. 사실은 방법이 있는데 일부러, 혹은 조급해서 보지 않고 있을 뿐이다. 탈북 운동가 박연미(24)씨가 쓴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 박씨는 내장을 내놓고 죽은 청년이 널브러져 있는 우물가에 물을 길으러 다녔다. 열세 살 탈북 첫날 자신을 강간하려는 중국인 브로커에게 엄마가 대신 강간당했다. 박씨 눈앞에서였다. 박씨는 영국에서 울면서 소리쳤다. '당신들은 천국에서 살고 있지만 북한에선 김정은이 2500만명을 죽이고 있다. 그런데 당신들은 기껏 김정은의 외모를 갖고 농담하느냐.' 박씨는 북에서 영화 타이타닉을 보았다. 100년 전 서구가 지금 북한보다 잘살고, 남자가 당(黨)이나 국가가 아니라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죽었다. 말로 못 할 충격이었다. 박씨와 같은 사람이 북에 2500만명 있다.
며칠 전 유엔서 증언한 탈북자 지현아씨가 쓴 시 '정말 아무도 없나요'다. '무서워요/ 거기 누구 없나요/ 여긴 지옥인데/ 거기 누구 없나요/ …/ 사람이 죽어요/ 내 친구도 죽어가요/ 불러도 불러도 왜 대답 없나요 / 거기 정말 아무도 없나요.' 여기 우리가 있다고 대답해야 한다. 모두가 외쳐야 한다.
조만간 북핵이 사실상 인정되는 일까지 일어날 수 있다. 기만극이 벌어지거나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정부가 아무리 막아도 북에 바깥공기를 불어넣는 일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의지와 인내를 갖고 나아가면 언젠가는 한국이나 미국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이 질곡을 끝낼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3/201712130334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