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단둥시 외곽 북·중 국경지대에서 북한 주민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북한 보위부와 보안부 등 공안당국이 자생적으로 부를 모은 돈주, 즉 신흥부자들을 골라 재산을 압수하는 행태가 빈발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이 26일 보도했다.
양강도 지방 소식에 밝은 40대의 한 주민은 25일 “최근 북한 보위부가 혜산시에서 돈이 매우 많은 돈주의 재산을 홀라당(몽땅) 빼앗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재산압수 규모만 중국 돈 수백만 위안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재산을 빼앗긴 50대 돈주 여성은 중국과 중개무역을 했고, 그 물건을 내륙지방으로 나르는 도매업과 운송업 등을 해서 꽤 큰 돈을 벌었다”면서 “혜산시와 백암 등지에서는 최고 갑부로 소문났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북한 보위부가 이 돈주의 뒤를 오래 전부터 은밀히 조사했으며, 어느 정도 자료가 확보되자 본인을 구류장에 가두고 6개월간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보위부는 이 돈주의 집을 수색해 장사와 관련된 일체 장부를 압수하고, 과거 거래했던 사람들을 조사해 나온 돈 액수를 전부 벌금을 물리는 식으로, 범죄내용보다는 돈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이 여성은 구류장에서 풀려나긴 했지만, 알거지가 됐다”면서 “보위부의 재산압수 방법이 너무 치졸해 사람들 속에서는 ‘재산을 노린 의도적인 함정수사였다’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 보위부는 이처럼 노동당과 사법기관과 인맥이 없는 자생적인 돈주들을 골라 재산을 압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현재 북한에 두 부류의 돈주들이 있다”면서 “하나는 국가무역관련 일꾼들이고, 다른 하나는 탈북자나 장마당에서 자력으로 돈을 번 사람들로, 정권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구분했다.
중국 길림성에 체류 중인 50대의 중국 화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은 함경북도 무산에서도 있었다”며 “군 보위원이 단속 대상으로 지목된 목욕탕 주인을 목욕탕 내부공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체포하고 그의 재산과 목욕탕을 압수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개인들에게 돈을 투자해 목욕탕이나 버스 같은 것을 운영하라고 허락해놓고는 뒤를 조사해서 만약 중국이나 한국과 연결됐을 경우 전 재산을 몰수하고 추방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재산을 노린 보위부의 수법을 두고 북한 주민들은 ‘살이 통통하게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전술’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