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가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탈북 방지를 위한 강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국가안전보위부가 2월 들어 북한 북부 지방에서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비참한 삶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고 “일자리를 얻지 못해 굶주리며 고생하고 있다”며 선전하고 있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6일 접촉한 취재협력자를 인용해 “보위지도원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한국에 간 탈북자들이 일자리도 얻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음식을 주워 먹거나 굶어 죽기까지 한다’고 말했으며 ‘특히 탈북자들이 북한에 돌아가겠다고 해도 한국에서 보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보위부가 영상을 이용해 북한 주민이 한국에 대한 환상을 버리게 하는 심리전의 하나로 풀이됩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 주민이 한국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면 정말 체제로서는 무서운 것이거든요. 그래서 계속 한국이 나쁘다고 선전해야 하는데, 실제로 3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가 넘어갔기 때문에 한국이 잘 산다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 상식입니다. 한국이 나쁘다고 선전했지만, 효과가 없던 거예요. 그럼에도 계속 탈북하니까, 이제는 ‘탈북해봐야 고생한다’는 식의 선전으로 수법이 바뀐 것 같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에서 선전한 영상은 한국에서 고생하는 탈북자의 장면만을 악의적으로 편집했거나, 북한 내부에서 연출해 촬영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강연 현장에는 선전 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린 주민이 있는가 하면 보위부의 선전에 반발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일부 북한 주민은 강연이 끝난 뒤 자리를 뜨며 “저것은 다 거짓말이다. 어찌 됐든 한국이 좋기 때문에 다 그곳에 가려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계속되는 탈북행렬은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데 큰 도전이 되고 있다며 이처럼 북한 당국이 탈북 방지를 위한 선전에 나선 것은 북한 내부의 체제결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Ishimaru Jiro] 역시 국경경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쪽도 북한 쪽도 국경을 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대해 악선전을 하는 이유는 핵실험을 마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5월에 있을 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 내에서 통제와 단속 강화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합니다.
한편, 북한 정권은 올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를 통해 주민 결속에 나서고 있지만, 북한 주민의 탈북 행렬은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함경북도의 강안동에서 11명이 사라졌고, 같은 날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는 17명이 행방을 감추는 등 최근 국경연선의 도시에서는 가족을 동반한 탈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북한 당국은 최근 국경 경비대를 교체하면서 북한 주민의 탈북 방지에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자유아시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