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겨울철만 되면 북한의 전기사정이 한층 악화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올 겨울 북한의 전력난이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어 웬만한 지방도시에는 하루에 한 시간도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북도 청진시 주민소식통은 “40평생을 살아오면서 올해처럼 전기를 안 주는 해는 처음 겪는다”고 최근 북한의 전기 공급실태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지난 10월 중순 이후 최근까지 단 한 시간도 전깃불을 구경하지 못하다가 김정일 위원장 추모 3주기 때인 15일부터 17일까지 단 3일간 전기구경을 해 보았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김정일 추모방송을 시청하도록 추모기간 3일 동안만 하루에 몇 시간씩 전기를 주고는 18일부터는 또다시 전기공급이 완전히 끊겼다는 게 소식통의 증언입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다른 도시의 전기사정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지방도시 치고 꽤 큰 도시인 청진이 이럴진대 다른 도시들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북한의 심각한 전력난은 전기로 움직이는 열차의 운행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량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평양에서 혜산까지 가는 열차가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일주일 정도 걸렸는데 요즘엔 도착하는데 열흘이 넘게 걸린다”고 전했습니다.
신의주의 주민소식통도 “신의주의 전기사정도 말이 아니어서 가물에 콩 나듯 며칠에 한 번씩 전기 구경을 해보는데 전기가 와봤자 한두 시간에 그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의 주요 간선철도인 평양-신의주 간 열차운행도 대폭 줄어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평양과 신의주를 운행하는 열차가 가을까지만 해도 15시간 정도 걸리던 것이 요즘 들어서는 20시간을 넘기는 것은 보통이어서 매일 운행하던 열차가 일주일에 3~4차례밖에 운행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열악한 전력난으로 인해 도시주민들에 수돗물 공급이 안 돼 주민들의 고통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의 청진 주민 소식통은 “전기부족으로 전기 펌프로 올려주는 수돗물 공급이 완전히 끊겨 주민들이 땔감부족과 식수난이라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연유발동기로 펌프를 돌려서 지하수 물을 퍼 올려 판매하는 물 장사꾼들이 생겨났다” 면서 “추위와 식수난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그 어느 해보다 더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부분의 전력을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은 해마다 겨울철이면 대폭 줄어든 수량과 물이 얼어붙어 발전을 제대로 못해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마구잡이 공사들로 인해 저수지들에 충분한 물을 채워놓지 못한 탓에 올 겨울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출처 자유아시아방송